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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스타트업을 가다] 에스앤피랩_개인정보가 개인의 비즈니스가 되는 세상2021-10-1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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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EFEXECUTIVE http://www.chiefexe.com/news/ArticleView.asp?listId=3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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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마이데이터’의 기본 개념은 데이터의 주체인 개인이 데이터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 주권 시대에 맞춰 데이터를 제공한 개인에게 혜택이 돌아가게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개인정보가 개인의 비즈니스가 되는 세상을 열고 있는 ‘에스앤피랩(SNPLab)’이다.


AI나 자율주행 등 대표적인 혁신 기술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자원은 데이터라 할 수 있다. 데이터가 모든 분야의 가치 창출을 좌우하는 ‘데이터 경제 시대’로의 전환에 맞춰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로써 데이터 융합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의 발굴이 가능해졌는데 대표적인 신사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마이데이터란 개인이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해 통합 관리하고 이러한 정보들을 본인의 의사에 맞춰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의 정보 주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즉 데이터 활용 체계를 기관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개인이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자신의 데이터를 찾아 통합하고 스스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

대부분은 기업이 가져가 활용하도록 동의하고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마이데이터 시행 이전과 같이 자신의 데이터가 기업의 서버에 저장되고 관리된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다. 더욱이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가로 개인이 보상까지 받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한 이재영 에스앤피랩 대표는 개인정보를 기업에게는 일절 제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관리하면서 기업들이 필요에 의해 정보를 이용할 경우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다. 그리고 삼성전자 사내 밴처에서 기술적인 검증을 마치고 데이터 이용 권한을 거래하는 마이데이터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운영기업인 에스앤피랩을 창업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연구소와 삼성 SDS, 한컴의 데이터 보안 전문가들이 모여 시작한 에스앤피랩은 이제까지의 데이터 이용 메커니즘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앱 ‘마이디(my:D)’를 출시했다. 
개인의 금융 데이터 및 일상 데이터를 기업의 서버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이디를 통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모아 각자의 스마트폰에 저장, 관리하도록 하고 기업들이 개인 데이터에 접근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받게 하는 것이다. 즉 기업에게 데이터가 아닌 데이터의 이용 권한을 주는 것이 기본 메커니즘으로 진정한 의미의 데이터 주권을 구현한다.

 

 

내 손 안에 들어온 슈퍼컴퓨터
그동안 데이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가져가서 쓰는 것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처음 인터넷이 생기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사용자들은 아이디를 만들어야 사용할 수 있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든다는 것은 나에 대한 식별 정보를 주는 행위이지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나의 정보를 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개인에게는 내 정보를 저장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디바이스가 없었기 때문에 항상 웹브라우저 등을 통해서 서비스를 받는 피동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 대다수가 엄청난 성능을 지닌 컴퓨팅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2000년 기상청이 들여온 슈퍼컴퓨터가 CPU 8개짜리였는데 최근의 스마트폰은 CPU 8개짜리가 많고 심지어 동작 속도도 그때보다 더 빠르다. 말하자면 모두가 슈퍼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격이니 여기에 개인정보, 개인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이제까지는 토스나 뱅크샐러드 같은 핀테크기업이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가지고 가서 분석을 통해 맞춤형 대출, 보험 상품 등을 추천해 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개개인이 훌륭한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 데이터를 보낼 이유가 없다. 
개개인의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다 넣고 정리해 놓으면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쪽에서 추출 알고리즘을 거꾸로 내리게 하면 된다. 통합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스마트폰에서 하도록 하고 분석한 결과만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기업이 개개인의 데이터가 필요했던 것은 그 사람을 잘 알기 위해서였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마케팅 대상을 선별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해서 타깃을 찾는 작업을 해 왔던 것인데 에스앤피랩의 방식으로 하면 이러한 노력이 필요 없게 된다. 
예를 들어 골프가 취미인 사람을 찾을 경우 개개인이 휴대폰에서 웹 서핑을 하거나 구매를 한 정보 등이 쌓이면 스마트폰이 스스로 분석해 취미가 골프라는 판단 하에 골프와 관련된 마케팅 정보만을 블록체인상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이다. 
또 잔고 얼마 이상, 한 달에 병원 몇 번 간 사람을 추려서 그 사람에게 마케팅을 하고자 할 경우 기존의 방식대로 하면 기업이 각각의 영역에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지만 에스앤피랩의 프로세스는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고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블록체인을 통해 해당되는 조건을 가진 사람의 스마트폰이 알아서 수신해서 기업의 제안을 수락할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 데이터의 이용을 승인하면 이 과정에서 개인과 기업 간에 데이터 이용 권한의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즉 개인정보가 개인의 비즈니스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기업이 개인의 데이터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수집 동의를 받아야 했다. 개인정보는 인권의 영역에서 다뤄져 포괄적인 동의가 어렵기 때문에 필수, 선택 등 체크박스를 여러 개  만들어 두고 명시적으로 사용 목적을 각각 제시해 동의를 받고 그 목적으로만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에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결합을 왜 하는지 그 목적에 대해서 먼저 명시를 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불행히도 기업들이 데이터를 결합하려는 목적은 결합을 하고 나서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뭔가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서는 이업종 간의 데이터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사례처럼 금융 자산이 많으면서 계속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기획할 경우 금융 데이터와 의료 테이터의 결합이 필요한데 이것이 그리 간단치 않다. 
현재 마이테이터 시장은 금융위원회에서 주도하고 있는 금융 마이데이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 외에도 행정안전부가 주도하는 공공 마이데이터, 보건복지부에서 주도하는 의료 마이데이터 등으로 나뉘어 있다.
마이데이터는 각 분야별 서비스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Human-centric) 데이터가 모여야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데 지금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각 분야별로 경계선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업종 간의 데이터 결합 문제도 모든 데이터가 개인의 단말기에 있고 분석도 개인의 스마트폰에서만 일어난다면 동의 자체가 필요 없게 되어 문제가 해결된다. 

또 하나 데이터 활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의 정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가입 시점이나 어떤 활동을 통해 수집한 과거의 데이터이지 현재의 데이터가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 기업들은 회원 가입 시 소비자에게 결혼 유무를 물어보곤 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소비 패턴, 생활 패턴이 달라지므로 중요한 정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가입 당시와 활용 시점이 다르면 오히려 실례가 되는 마케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문제도 개인의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그 정확성과 시의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해결 가능하다.


이처럼 마이데이터 사업 환경에 최적화된 기능을 가진 에스앤피랩의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개인은 안전하게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개인정보의 사용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기업은 정보 수집 동의나 정보 보안의 수고를 하지 않고도 고품질의 결합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술보다 인식의 문제 
그런데 이런 장점을 이해하고 내 휴대폰을 서버로 활용해 보상을 받겠다는 개인이 많아야 기업 고객이 그 데이터를 활용하려고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먼저 개인 사용자를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에스앤피랩은 우선 사용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리기 위해 마이디 앱을 통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 데이터, 의료 데이터, 쇼핑 데이터 등을 가져와서 데이터 지갑을 만들면 자산 등을 정리해서 보여주거나 진료 기록 등을 리포트해 주었다. 데이터를 모은 것만으로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앱을 구성한 것이다. 
그리고 마이데이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마이디 서비스의 장점을 홍보하기 위해서 학생이나 직장인 중 개인정보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선발해 서포터즈로 임명했다. 1기 18명, 2기는 36명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는데 주로 개인정보가 개인의 것이라는 인식 개선과 함께 에스앤피랩의 비즈니스 모델 및 전체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플랫폼에 가입하도록 권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NH농협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이뤄 마이데이터 실증 사업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서비스를 출시한 지난해 6만여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는 마이디 2.0 버전을 출시한다. 2년 내에 200만~300만 명의 개인 고객을 확보하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프로세스에 참여해 데이터 이용권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는 개인과 기업이 직접 딜을 하도록 하고 에스앤피랩은 마켓 플레이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가로 소정의 플랫폼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구조다.

이처럼 역발상에 가까운 에스앤피랩의 새로운 개념과 기능에 대해 논리적으로 수긍하면서도 과연 그것이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재영 대표는 이 혁신적인 서비스의 핵심은 기술적인 것보다 데이터에 대한 인식의 문제라 강조한다. 마이데이터가 이슈가 되는 환경에서 개인정보는 개인의 것이고 데이터 활용의 주체가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관행을 통째로 뒤집는 발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서약한 사람에 한해 장기 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 프랑스는 2017년에 발상의 전환을 통해 거꾸로 장기 기증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람 이외에는 모두 장기 이식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꾸었다. 
그 결과 장기 이식을 못 받아 죽어가는 사람이 사라지게 되었고 스페인, 영국도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 합의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간 개인의 데이터는 동의를 얻어 기업의 서버에 저장하고 활용하던 것을 개인의 정보는 개인의 단말기에 보관, 분석하고 기업은 그 결과를 이용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개인정보가 개인의 비즈니스가 되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위해 역발상으로 세상을 바꾸는 또 하나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에스앤피랩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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